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간주되며, 기억력과 같은 특정 인지 기능에 저하가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과 치매와의 차이, 진단, 자가 진단 테스트,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경도인지장애의 증상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기억력, 주의력, 집중력,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지만, 그 정도가 치매에 비해 경미하여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인지 저하와는 다르며, 인지 기능의 명확한 저하를 나타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단기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며,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중요한 일을 자주 잊는 것이 포함됩니다. 또한 언어 능력 저하로 적절한 단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복잡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22.8%가 경도인지장애를 가지고 있고,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2030년 경에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유병률 자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환자수가 크게 증가한다는 점에서 큰 위험 요소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하는 전단계로서,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정상 상태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만이 치매로 진행되는 반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노인은 매년 10~15%, 6년간 80% 이상 치매로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치매로의 진행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초기 단계에서 경도인지장애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차이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치매는 광범위한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인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과 같은 특정 영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반면, 치매는 기억력, 언어 능력, 문제 해결 능력, 공간 인지 능력, 판단력 등 여러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됩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으므로 조기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3.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원인과 위험 요소
경도인지장애의 발생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관여합니다. 노화는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이지만, 그 외에도 유전적 요인, 심혈관 질환, 생활 습관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은 뇌혈류를 저하시켜 뇌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상성 뇌 손상,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도 경도인지장애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와 같은 나쁜 생활 습관 역시 그 위험을 높입니다. 최근 연구는 특정 유전자가 경도인지장애와 관련이 있음을 밝혔으며, 특히 APOE-e4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었습니다.
4. 경도인지장애의 자가 진단 테스트
경도인지장애(MCI)를 자가 진단하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 문항들은 인지 기능의 다양한 측면을 평가하는 증상들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테스트는 기억력, 주의력, 언어 능력, 시공간 능력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초기 증상을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일상에서 경도인지장애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일반적인 증상들입니다. 2개 이상 해당되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테스트는 경도인지장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평가와 종합적인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5. 진단 및 검사
경도인지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평가와 검사가 필요합니다. 첫째, 환자의 병력 및 가족력을 고려한 문진과 심리 평가가 중요합니다. 인지 기능 평가에서는 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 MOCA(몬트리올 인지 평가)와 같은 표준화된 인지 검사 도구가 사용됩니다.
(1) 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는 인지 기능 저하를 빠르고 간편하게 평가하는 도구로,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에 널리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형 버전의 K-MMSE를 이용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평가합니다.
- 시간 및 장소 지남력: 날짜, 요일, 계절, 현재 위치 등을 맞출 수 있는지 평가
- 즉시 기억 및 주의력: 몇 개의 단어를 기억하고 바로 반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단어들을 잠시 후에 다시 회상할 수 있는지 평가
- 언어 능력: 물건을 정확하게 이름 붙이기, 간단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
- 복잡한 명령 수행: 간단한 계산 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
MMSE의 점수는 최대 30점이며, 24점 이하는 인지 저하를 의심할 수 있는 상태로 간주됩니다. 다만, 이 테스트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혹은 초기 치매의 초기 증상을 충분히 구별해 내기에는 민감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 MOCA(몬트리올 인지 평가)
MOCA(Montreal Cognitive Assessment)는 MMSE보다 더 정교한 인지 평가 도구로, 경도인지장애의 초기 증상을 더 잘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MOCA는 MMSE와 유사한 항목들을 포함하지만,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인지 기능을 평가합니다. MOCA에서 평가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집행 기능: 숫자 연결, 복잡한 문제 해결 및 계획 능력 평가
- 시공간 기능: 입체 도형 그리기와 같은 공간 인지 능력 평가
- 주의력 및 집중력: 숫자 역순 암기와 같은 주의력과 집중력 평가
- 언어 및 추론 능력: 유사한 개념을 연결하는 능력과 단어 유창성 검사
- 기억력 및 지연 회상: 기억한 단어들을 시간이 지난 후 얼마나 잘 회상할 수 있는지 평가
MOCA의 총점은 30점 만점이며, 26점 미만이면 인지 기능에 저하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MOCA는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에서 더 민감하게 작용하여,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세밀한 인지 저하를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3) 추가적인 경도인지장애 테스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위해 MMSE와 MOCA 외에도 다양한 추가적인 테스트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몇 가지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 CERAD 인지 기능 검사: 인지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로, 특히 기억력 및 언어 능력의 저하를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 SNSB(서울신경심리검사): 보다 구체적인 인지 기능과 뇌의 특정 영역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종합적인 신경심리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인지 기능의 다양한 영역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데 유용합니다.
- 영상 검사: MRI나 CT 스캔을 통해 뇌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여, 인지 저하의 원인을 찾고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4) 경도인지장애 진단의 중요성
경도인지장애는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MMSE나 MOCA와 같은 인지 검사 외에도, 병력 조사, 생활 습관 분석, 심리 평가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으면, 생활 습관 개선이나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치매로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습니다
6. 경도인지장애의 예방과 치료
(1) 경도인지장애의 예방
경도인지장애는 예방이 가능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걷기, 요가,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추천됩니다.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며,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 채소, 생선, 견과류가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 뇌 건강에 좋습니다.
또한,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 예를 들어 독서, 퍼즐 풀기, 악기 연주, 새로운 기술이나 언어 배우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교류 역시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기적으로 친구나 가족과 교류하는 것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 경도인지장애의 치료
현재 경도인지장애를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경도인지장애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며, 의사와 상의 후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같은 약물은 일부 연구에서 모든 환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과 도나네맙(상품명 키순라)의 적용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이 신약들은 기존 대증요법적 약물과 달리,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형성을 막고 침착을 제거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켐비의 경우 이미 국내 허가를 받아 2024년 후반기 출시 예정에 있고, 키순라는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인지 재활 프로그램이나 인지 훈련이 치료의 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퍼즐이나 기억력 운동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통해 인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의 1/3은 완치가 가능하지만, 1/3은 평생 동안 진행되며, 나머지 1/3의 비율은 현상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역시 빠른 발견을 통해 완치 비율을 늘리 수 있으므로, 치매 예방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조기 진단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겠습니다.
7. 약물 치료의 한계 및 최신 연구
최근 몇 년간 경도인지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약물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E,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 보충제가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효과가 확정적이지 않으며, 이를 사용하기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신 연구는 인지 기능 훈련을 통해 경도인지장애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컴퓨터 기반의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유전자 치료나 줄기세포 치료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치매 예방과 치료 방법 : 마인드 식단, 레카네맙, 도나네맙
치매 예방(운동, 식단, 수면)과 치료 방법 : 마인드 식단, 레카네맙, 도나네맙
치매의 예방적 접근은 1차, 2차, 3차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차 예방은 운동, 마인드 식단, 수면 등 생활 습관 개선이 기본이 되며 2차 예방은 조기 진단과 관리, 3차 예방은 치료제를 통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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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 저하의 초기 단계로,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증상을 감지한 즉시 진단을 받고, 생활 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치매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정신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예방의 핵심이며, 약물과 인지 훈련을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