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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 산업과 전고체 배터리 :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안전

by usagi00 2024. 8. 23.

최근 전기차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2차 전지 산업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전기차 화재 및 배터리 안전 이슈와 관련하여 국내 2차 전지 산업과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차 화재의 원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배터리 기술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충전 효율성 덕분에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열폭주(thermal runaway)와 같은 치명적인 안전성 문제가 존재합니다.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의 전해질이 과열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배터리 셀이 과충전 되거나 손상될 경우 분리막을 뚫고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급격한 온도 상승과 함께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3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지만, 열안정성 면에서 취약합니다. 특히 니켈 함량이 높은 NCM811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고온에서 양극재 구조가 불안정해져 산소가 방출되고 이로 인해 열폭주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출된 산소는 전해질과 반응해 배터리 내부에서 폭발성 가스를 생성, 최종적으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안전성이 중요한 우선순위로 떠오르면서, 테슬라와 BYD와 같은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은 화재 위험이 낮은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안전하며, 고온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기 때문에 열폭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NCM LFP
주원료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인산철
장점 높은 에너지 밀도 (250Wh/kg)
충전 시간이 짧고 충전량은 크다
NCM 대비 20% 저렴
높은 안전성
셀투팩 용이
단점 니켈 등 주 원료의 단가가 높음
차량 화재로 인한 안전성 문제
낮은 에너지 밀도 (170Wh/kg)
약한 순간 출력
무거움
주행거리 400Km 이상 300 ~ 400Km

                                                                                 [ NCM, LFP 비교 ]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기술

리튬이온 배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차 전지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배터리의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열폭주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고체 전해질은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특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고온에서도 내열성이 우수하다는 사실입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누출 및 화재 가능성이 고체 전해질에서는 원천적으로 차단되며,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또한 더 높일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크게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는 보다 얇고 가벼운 설계가 가능해 전기차의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일본의 도요타, 한국의 삼성 SDI, LG에너지솔루션, 그리고 미국의 퀀텀스케이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해 전해질 소재 개선, 전극과 전해질 간 인터페이스 최적화, 제조 공정의 비용 절감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가 완전히 상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어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전지 산업의 대응과 기술 개발 방향

국내 2차 전지 산업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 셀 수준에서 열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한 연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배터리 팩 내부의 셀 간격을 넓히고, 셀 간 열 전파를 차단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냉각 시스템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또한, 분리막의 개선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단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고온과 충격에 약한 기존 분리막은 열폭주가 발생하면 쉽게 녹아내려 내부 단락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열성이 우수한 고성능 분리막 소재가 연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개선된 소재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2차 전지업계는 현재 NCM(니켈-코발트-망간)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LFP(리튬인산철)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높은 퍼포먼스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로 NCM 배터리가 높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었지만, 잦은 배터리 화재 사고로 안전성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는 LFP 배터리가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LFP의 시장 점유율이 203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에서, 당시 벤츠 차량에 탑재되었던 배터리 역시 중국 파라시스사의 NCM 배터리였습니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열폭주로 인한 화재로 인해 이미 여러 차례 리콜되었던 전력이 있었음이 추후 밝혀졌습니다. 이에 전기차 업계는 성능보다는 안전성을 우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LFP 배터리라고 화재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뿐입니다. 따라서 안전성을 강화한 NCM 배터리의 개발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확대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터리 재활용과 ESS 시스템의 안전성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은 환경적, 경제적 측면에서 점점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덴드라이트 문제는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덴드라이트는 반복되는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리튬 금속이 전극 표면에 축적되면서 형성되는 날카로운 금속 결정체로, 분리막을 파괴하여 배터리 내부 단락을 유발해 화재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으면,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은 환경 보호와 동시에 안전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발생하는-덴드라이트의-모습
덴드라이트-형성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Energy Storage System) 역시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만큼 안전성이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대규모 화재 사고들이 보고되면서, ESS 시스템에서는 자동 소화 및 차단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셀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으로 화재가 확산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ESS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고용량 특성상 열폭주 발생 시 피해가 크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열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과제와 전망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던 열폭주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배터리 산업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혁신 기술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전해질 소재의 성능과 제조 비용입니다. 현재 개발된 고체 전해질은 리튬이온 이동성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인 물질이지만, 상용화 과정에서 제조 비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위한 제조 공정 최적화와 소재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전기차의 안전성과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이며, 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러한 기술 혁신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보완하고 더 나은 시장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치며

전기차 화재 문제는 현재 2차 전지 기술의 한계를 드러내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와 안전성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3원계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대응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배터리 설계, 분리막 소재 개선, 열관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상용화되면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2차 전지 산업은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현재 캐즘에 빠진 전기차와 ESS 시스템의 구원자가 될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