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1일, OPEC+의 감산 종료 및 생산량 확대 발표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가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OPEC+의 감산 종료, 생산량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 미 대선과 금리인하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향후 원유 가격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1. OPEC+의 감산 계획 및 생산량 확대
(1) OPEC+란?
원유 생산국들은 기존의 OPEC(석유 수출국 기구)를 통해 원유 생산량을 조절해 왔습니다. OPEC의 주요 목표는 국제 원유 시장의 가격을 안정시키고, 사우디,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UAE 등 13개 회원국들의 원유 수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이 협의의 결과는 사실상, 일종의 담합으로서 일각에서는 거대한 석유 카르텔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량 증대와 러시아 등의 비 OPEC 산유국들의 성장으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OPEC과 비 OPEC 산유국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었는데, 이를 두고 OPEC+라고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OPEC+ 국가들에는 기존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카자흐스탄 같은 비 OPEC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 OPEC+의 감산 종료
OPEC+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까지 하루 22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0월부터 감산 조치를 철회하고, 2025년까지 산유량을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 러시아는 30만 배럴씩 생산을 늘릴 계획이며, 이라크, UAE, 쿠웨이트 등 다른 회원국들도 각각의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 그리고 비 OPEC 국가들의 생산확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유 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2. 셰일오일과 비 OPEC 국가들의 영향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은 202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OPEC+의 감산 효과를 상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셰일오일 규제를 완화하여 2021년 대비 하루 200만 배럴 이상의 추가 원유를 시장에 공급해 왔습니다. 이는 OPEC+ 감산량인 220만 배럴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수치로, 글로벌 유가 하락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의 일일 석유 생산량은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최근 굴착장비(Oil Rig) 수는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셰일 혁명이라고 불리는 유정 기술의 진보로 가능한 일입니다. 수평시추관의 길이 확장과 파쇄공의 개수를 늘리면서, 신규 시추 없이 생산 확대가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브라질과 가이아나도 최근 원유 생산을 크게 늘렸습니다. 브라질은 심해 유전을 중심으로 생산을 확대했으며, 가이아나는 해양 유전 개발을 통해 남미 지역의 원유 공급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 OPEC 국가들의 생산 증가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글로벌 원유 수요와 공급의 변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맞물려 수요 증가 속도는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수요로는 OPEC+의 생산 확대로 인한 공급 과잉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원유 수요는 예상보다 더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유가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원유 감산조치를 강행한 주요국 중 하나였지만, 이번 결정으로 입장을 선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OPEC+의 감산 효과를 상쇄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원유 감산을 통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여서 수익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 원유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유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이에 전쟁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원유 수출 증가가 필요해진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4. 원유 가격과 미국 대선의 관계
원유 가격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 물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유가의 상승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가격은 경제와 관련된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라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몇 년간 셰일오일 생산 증대는 이러한 정책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데, 유가 하락은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집권당인 민주당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금리 인하와 원유 가격의 관계
금리 인하와 유가는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 연준의 10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0.25% 혹은 0.5%(빅컷) 중 그 구체적인 수치가 논의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 경제 성장 촉진: 금리 인하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차입 비용을 낮춰 경제 성장을 촉진합니다. 경제 성장이 활발해지면 원유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달러 가치 약세: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유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므로, 달러 약세는 원유의 상대적인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즉,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유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실물투자 증가: 저금리 환경은 원유와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채권 등의 금융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유와 같은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려 합니다. 결국, 유가는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 소비자 지출 증가: 금리 인하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지출을 하게 되면, 이는 간접적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유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우려의 시선에서 보더라도 생각보다 선방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들은 빅컷(0.5%)의 가능성이 낮아짐을 의미하여 결국, 유가에 대한 실망스러운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며
OPEC+의 감산 종료와 생산량 확대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셰일오일과 비 OPEC 국가들의 생산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더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중동과 러시아 같은 주요 산유국들의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향후 원유 시장의 동향은 미국 대선과 금리 인하 같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OPEC+의 생산 확대, 비 OPEC 국가들의 생산 증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향후 유가의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관망자들의 예측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어렵지만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 예측해야만 시장에서 앞서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